임용시험·통학차량 배차 등 5종 자동화 개발…행정 시간 ‘며칠→10분’로 단축 효과
“반복업무 줄여 교사 본연 활동 지원”…전국 교육청·교육부 벤치마킹 확산 전망

▲ 경북교육청 전경.
▲ 경북교육청 전경.

경북교육청이 추진해 온 학교 업무자동화 모델이 교육부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떠오르며 전국 확대가 논의되는 가운데 도교육청이 올 하반기 개발한 2차 자동화 프로그램을 현장에 보급한다고 밝혔다. 단순 행정 간소화 수준을 넘어 AI 기반 디지털 행정체계를 구축해 교사가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학교환경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발표는 지난 4월 1차 자동화 사례를 공개한 이후 7개월 만이다. 도교육청은 “현장의 실사용 데이터를 토대로 개선점을 반영한 만큼 자동화의 체감도가 이전보다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개발된 자동화 프로그램은 총 5종이다. 이 중 3종은 개발을 마치고 보급이 시작됐으며, 2종은 최종 검증 단계에 있다. 개발 완료된 프로그램은 △중등교사 임용시험 감독관 자동 배정 프로그램 △초등 임용시험 심층면접위원 자동 배정 시스템 △학생 통학차량 온라인 배차관리 시스템이다. 나머지 △경북교육 인력채용 시스템(기간제 교원·방과후 강사 등) △학교 먹는 물 측정결과 나이스 자동 업로드 프로그램도 곧 현장 적용이 예상된다.

자동화의 효과는 현장에서 확인되고 있다. 한 중등 임용업무 담당자는 “기존 감독관 배정 작업은 며칠씩 걸렸지만 자동화 이후 10분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이 같은 행정 소요시간 단축이 반복적이고 수작업이 많은 업무 전반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북교육청은 반복 입력·서류 작성 등 기계적 업무를 줄이는 ‘한 장의 서류, 한 번의 입력’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생성형 AI 기반의 RPA(로봇프로세스자동화) 도입도 검토 중이며 이와 관련해 타 시도 교육청의 문의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무자동화 추진 과정에서 나타난 또 다른 변화는 부서 간 협업 문화다. 올해 상반기에는 △심폐소생술 예약 시스템 △계약업무 자동화 서식 프로그램 △중등 임용 면접위원 자동 배정 등 다양한 부서가 참여하는 공동 개발이 이뤄졌다.

업무자동화 TF 공동위원장 이영호 교장(영천 고경초)은 “부서 간 칸막이를 없애고 논의를 시작하니, 학교 현장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명확히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경북교육청의 자동화 모델은 이미 다른 시도 교육청 및 중앙정부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개인정보 활용 동의서 온라인 제출 시범사업’은 교육부가 직접 사례를 검토하며 전국 확대를 논의 중이다. 한 타 시도 교육청 관계자는 “현장의 체감과 실사용 편의성을 기준으로 설계한 현실적인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경북교육청은 단순 자동화를 넘어 AI 기반 디지털 행정체계를 구축하는 단계로 정책을 확장하고 있다. 공공기관 최초로 운영 중인 ‘AI 기반 학교지원종합자료실(www.gbe.kr/edupia)’은 행정 문서, 통계자료, 업무 매뉴얼 등을 즉시 생성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여기에 ‘업무배송 서비스’와 ‘인공지능 연구소’도 함께 운영하며 교사들이 필요로 하는 자료를 신속하게 제공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AI는 교사를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교사의 부담을 덜어 교육 본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라고 설명했다. 도교육청은 행정 효율 향상이 결국 교사 1명의 시간을 돌려주는 일이며 이는 곧 교육의 본질 회복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정책 추진의 핵심 가치로 제시하고 있다.

임종식 경북교육감은 “선생님들이 교육활동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경북교육이 지향하는 핵심 목표”라며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해 더욱 혁신적인 미래교육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김창원 기자
김창원 기자 kcw@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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