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총선 후보자 등록 마지막 날인 지난 22일 대구 남구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자등록 접수대가 설치돼 있다. 연합

이번 4·10 총선에 지역구 입후보자 중 85세로 5선 의원 출신인 김일윤 후보(경주·무소속)는 팔순을 한참 넘겼으니 자타가 공인하는 노인 후보다. 서중현 후보(대구 서구·무소속)는 서구에서 18번째 선거 입후보자다. 나이도 72세로 젊지 않다. 부부가 출마하는 정치 집안도 있다. 전과 8범이라는 흔치 않는 별(?)을 단 이도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저마다 포부를 안고 입후보한 그들에게 출마의 변을 들어봤다.

22대 총선 전국 최고령인 김 후보는 “한수원 도심 이전, 신라왕경 복원, 경주 역사부지 랜드마크 조성을 추진하고 싶어서 입후보했다”고 노익장을 과시했다. 경주대 오너로 직전 선거에도 입후보했다가 중도에 접은 이력이 있어 이번에도 중도 하차할 것으로 지역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그의 선거개소식에서 신경식 전 국회의원은 “KTX 경주역 통과와 한수원 이전”을 해냈다고 추켜세웠다.

서 후보는 36세에 선거판에 처음 데뷔한 이래 36년 동안 대구 서구에서만 지방선거와 총선 등 총 17회의 선거에 입후보했다. 이번이 18번째 도전으로 전국 선거 역사상 최다 출마자다. 3번 당선되고 14번 떨어졌으며 1번 등록무효된 ‘3당 14낙 1무’의 전설적인 선거판 단골 후보다. 

보궐선거를 통해 한나라당 텃밭에서 무소속으로 대구시의원에, 서구청장에 달아 당선됐다. 정계 천덕꾸러기가 대구정치의 파란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재선까지 해 중도 사퇴했으니 반쪽짜리 구청장을 두 번했다.

그는 서구 원대동 토박이로 지역 대성인 달성서씨이고 대학교까지 나왔으니 제법 지역 기반이 탄탄하다. 경북대 철학과를 나와 대구에서 사립 중등교사를 한 10년 간 하다가 철학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정계는 88년 13대 총선 때 서구(을)에서 발을 들여놨다. 민국당 열린우리당 등 좌우파 정당 6개를 넘나든 광폭 행보를 보였으나 국민의힘 계통의 공천은 생각도 못 하는 찬밥신세였다. 출마 이유에 대해 “당선되고 싶어서…”라고 말했다. 

부부가 총선에 입후보한 국가공동체에 관심 많은 선거 집안도 있다. 

구미을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21대에 이어 나선 김현권(60) 후보는 그의 부인 임미애 전 경북도의원과 나란히 입후보했다. 임 후보는 민주당 위성정당(더불어민주연합) 13번 당선권 언저리로 배치됐다. 조국혁신당 바람으로 지지표가 많이 이탈해 배지를 달지는 미지수가 됐다. 김 후보(20대 국회 비례대표 의원)와 같은 당 소속으로 부부 의원을 역임하는 진기록을 갖게 될지 자못 관심사다. 김 전 의원이 지역구에 당선되면 부부 현역의원 가능성까지 나온다.

 김 후보는 의성에서 군의원 국회의원 3번 낙선하고 21대 총선을 앞두고 구미(을)로 옮겨 표밭 갈이를 해왔다. 낙선한 뒤 대통령직속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내 탄소중립특별위원회 위원장을 거쳐 경기도 산하 경기에너지환경진흥원 초대원장을 지냈다. 그는 의성에서 서울로 유학해 윤 대통령과 고교동문이고 서울대 천문학과 재학 시 학생운동으로 수형생활로 병역 면제됐다. 이화여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86 운동권’ 세대로 분류되는 부인과 의성에 귀향해 농사를 지었다. 김 후보는 “등원하면 우선 영농형 태양광법을 입법하고 RE100문제가 시급하다”고 말해 기후정치를 예고했다. 

임미애(57) 후보는 2022년 더불어민주당 경북도지사 후보로 22%를 득표했다. 군의원 2선을 지내고 2018년 지방선거에 경북도의원(의성)에 당선됐다.  그는 “지방소멸에 대응할 좋은 지방정치 후보가 뛸수 있도록 공직선거법을 개정해 기초의회는 3-4인 선거구로, 광역의회는 정당명부형비례대표제 도입을 관철하겠습니다”라고 최대 난제인 정치개혁 비전을 분명히했다 

선거 4수생인 민주당 권택흥(55) 후보는 녹색정의당 여영국 후보와 동급(?)인 전과 8범이다. 이번 총선 입후보자 중 더 많은 전과자는 11범 9범도 있다. 권 후보는 공무집행방해를 비롯해 업무방해, 일반교통방해,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대부분 운동 전과 자료를 선관위에 냈다.

2014년 통합진보당으로 대구동구청장, 2020년 21대 총선에도 출마했다. 선산 태생으로 영남대 공법학과 재학 시 총학생회장을 하기도 했다. 당내 노동통으로 인정받는 그답게 “국회에 입성해 노동자도 저녁이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입법활동을 하겠다”고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김정모 기자
김정모 기자 kjm@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으로 대통령실, 국회, 정당, 경제계, 중앙부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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