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이국적 풍경 감성 자극…걷고, 쉬고, 즐기는 '숲캉스'

주민들이 망정우로지공원에서 아침 산책을 하고 있다.
‘‘숲길’ 하면 흔히 깊은 산 속을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요즘은 도심 한복판에서도 자연을 느끼며 걸을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을 갖춘 ‘도시 숲’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가까운 숲길을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며 도시 숲이 많은 사람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경북 영천의 우로지자연숲과 우로지생태공원은 그러한 도시 숲 트렌드에 부응하며 바쁜 일상 속 한 걸음의 여유와 쉼을 선사하는 대표적인 도심 속 힐링명소다.

망정우로지공원 내 우로정자
△우로지자연숲, 걷기 좋은 메타세쿼이아길과 황톳길.

영천시 언하공단 인근에 위치한 우로지자연숲은 산업단지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를 차단하고 시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완충녹지를 활용해 2021년 조성된 도심형 메타세콰이아 숲길이다.

이전의 우로지 자연숲 메타세콰이아 길은 가로등만 있는 단조로운 산책로였으나 사업비 3억2900만원을 투입해 경관조명 공사를 새롭게 완료했다.

산책로는 총 길이 560m로 ‘나의 마음속으로 걷는 길’이라는 주제로 나무 사이사이에 스텝 등 108개, 수목투사등 142개를 설치해 야간에 운치 있는 경관을 자아낸다.

또 치유 숲 광장에는 숲을 연상시키는 꽃·곤충 등과 영천의 상징 별 그림이 새겨진 ‘고보 조명’을 활용해 광장 바닥에 다채로운 색감의 이미지 영상으로 영천을 홍보하고 있다.

여기에다 메타세콰이아 산책길에 가든 스피커 23대를 설치해 산책하는 주민들의 마음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클래식 음악을 틀어 명상 산책길을 조성했다.

우로지자연숲 메타세쿼이아길
우로지자연숲 황톳길에서 맨발걷기 행사에 참석한 최기문 시장과 시민들
가장 큰 특징은 메타세쿼이아길과 황톳길, 마사길이 조화를 이루며 사계절 내내 걷는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점이다.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100여 그루의 메타세쿼이아가 장관을 이루는 숲길은, 도심 속에서 이국적인 풍경을 만나는 듯한 감성을 자극한다. 나무 아래로는 계절마다 장미, 무궁화, 수국, 맥문동, 배롱나무 등이 피고 지며, 걷는 내내 꽃길을 걷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여름철에는 특히 보랏빛 맥문동과 푸른 메타세쿼이아가 어우러져 인생 사진을 남기기 좋은 포토존으로 인기를 끌며, 밤이 되면 곳곳에 설치된 조명과 클래식 음악이 어우러져 낭만적인 야간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맨발로 걸을 수 있는 마사길(560m)과 황톳길(930m)도 큰 매력이다. ‘어싱(earthing)’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이 길은 피로 회복과 면역력 증진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으며 실제 전국의 맨발 걷기 마니아들 사이에서 도심 속 어싱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우로지 생태공원
△물과 숲이 어우러진 생태공간, 우로지생태공원.

우로지자연숲의 황톳길을 따라 걸어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곳이 우로지생태공원이다. 한때 단순한 저수지였던 ‘우로지’를 생태공원으로 탈바꿈시킨 이곳은 시민들의 사랑받는 일상 속 쉼터다.

지난 2020년 망정동 우로지는 음악분수, 산책로 야간 경관조명 설치 등‘우로지생태공원 명소화사업’을 통해 새롭게 재탄생했다.

주민들이 우로지를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며 산책하고 있다.
이곳은 시민들을 위한 휴식공간으로 우로지생태공원을 조성한 데 이어 명소화 사업을 통해 음악분수, 경관조명, 산책로 포장, 안전울타리, 데크광장 및 수변무대, 놀이시설 등 대폭 업그레이드 했다.

또 시민들의 야간경관을 위해 설치한 산책로 지중등과 꽃길 로고라이트, 별모양 불꽃 조명, 은하수를 연상케 하는 별빛광장은 포토존으로 인기가 많다.

여기에 어린이 짚라인은 아이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을 뿐 아니라 탁 트인 데크광장은 주민들이 휴식을 취하거나 담소를 나누는 공간으로 손색이 없다.

특히 음악에 맞춰 다채로운 퍼포먼스와 시원하게 뻗어 나가는 물줄기에 환상적인 색채감을 더한 음악분수는 무더운 여름밤 시민들을 우로지 생태공원으로 발길을 이끌어내고 있다.

주민들이 망정우로지공원에서 아침 산책을 하고 있다.
또 공원 내부는 잘 정비된 산책로와 데크길, 그리고 음악분수와 수변 무대, 놀이시설이 조화를 이루며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특히 봄철 벚꽃 명소로 알려져 있어, 봄이면 벚꽃 아래를 걷는 인파로 활기가 넘친다.

여름에는 연꽃,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눈 내린 설경이 연출되며, 계절마다 색다른 매력을 뽐낸다. 어린이 놀이터와 짚라인, 가족 공연이 가능한 무대, 음악에 맞춰 춤추는 분수 등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콘텐츠도 풍성하다.

특히 5월부터 9월까지 매주 목요일에는 ‘별빛촌 목요장터’가 열려, 지역 농산물과 특산물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도심형 직거래 장터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산책길과 장터, 공연과 휴식 공간이 조화를 이루는 생태공원은 도심 속에서 여유로운 하루를 선물한다.

초록빛 숲과 꽃이 반기는 길, 맨발로 걸을 수 있는 황톳길, 아이들의 웃음이 피어나는 공원까지, 영천의 우로지자연숲과 생태공원은 복잡한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특별한 위로를 건네는 공간이다. 맨발로 흙길을 걷고, 꽃길에서 향기를 맡고, 자연 속에서 가족과 웃음을 나누는 하루. 가까이에서 자연을 누릴 수 있다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이곳에 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벗어나, 깊은 산을 오르지 않아도 자연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이 도심 속 힐링 공간에서 피톤치드와 걷는 가벼운 산책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최기문 시장은 “그동안 우로지 자연숲에 특별한 조명이 없어 산책하는 주민들이 조금은 아쉬웠는데 야간조명 설치로 안전하고 아름다운 길로 재탄생했다”며 “우로지생태공원은 음악분수, 경관조명 설치 등 명소화 사업으로 시민이면 누구나 즐기는 도심 속 힐링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권오석 기자
권오석 기자 osk@kyongbuk.com

영천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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