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법사위 시절 선명한 노선…윤 전 대통령에 분노한 당심 작용”
“전한길은 극우 모른다 할 정도로 극우…개혁신당 협조 필요할 수도”
정치권에 지도부 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2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후보가 박찬대 후보를 큰 표 차로 누르고 당 대표로 선출됐다.국회의원들의 표심인 ‘의심’에서는 박 후보가 이겼지만 당원 표심에서는 정 후보가 크게 앞서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에 따라 설로 떠돌던 이재명 대통령의 ‘명심’이 박찬대 후보에게 있다는 추측이 사실로 드러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도 후보 등록을 거쳐서 4일 컷오프를 발표한 뒤 본격적인 당권 레이스에 들어갔다. 경북일보TV ‘설설설’은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강민구 부원장과 함께 정가 이모저모를 짚어보았다.
-방송: 3일 오후 2시 경북일보TV ‘설설설’
-진행: 임한순 경일대 특임교수
-패널: 강민구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청래 대표 압도적 승리의 배경
강민구 부원장은 정청래 후보의 승리에 대해 “여론조사에서도 앞섰고, 이재명 대통령의 잔여 임기 1년을 채우는 임시 전당대회였기 때문에 결속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정청래 후보가 초반부터 여론조사에서 늘 앞섰고, 최종적으로 약 62%를 득표했다”며 “특히 당원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치소 행태와 내란 동조 의혹이 있는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에 대한 분노가 있어, 정청래 당 대표를 통해 이를 빠르게 일소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청래 대표의 노선에 대해서는 “4선 의원으로 일반 국민이 보기에 노선이 아주 선명했다”며 “법사위원장 시절 명쾌하고 위트 넘치는 발언들이 당원들의 뇌리에 깊이 박혀 있다”고 평가했다.
△협치 가능성과 당정 관계.
정청래 대표가 “내란 세력과는 손을 잡을 수 없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강 부원장은 “국민의힘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 단절을 확실히 하고, 계엄 내란 관련 진정성 있는 사과가 없으면 협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3대 특검을 통해 실체가 드러나고 계엄에 동조한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국민 여론이 해체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당정 불협화음 우려에 대해서는 “언론인들의 상상”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은 정청래 신임 당 대표나 박찬대 후보와 오래 같이 일했고, 두 분 다 친명(親明)”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청래 신임 대표도 정부와 빨리 협력해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언급한 만큼 잘 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준석 대표 압수수색과 체포동의안 전망.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에 대한 특검의 압수수색에 대해 강 부원장은 “2022년 6월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 시절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문제에 대한 수사”라며 “법 위반 소지가 있다면 당연히 수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준석 대표가 민주당 편을 서는 게 아니라 국민의힘 반대편에 계속 서 있는 것”이라며 “윤 전 대통령이 이 대표를 밀어내려 한 정황들이 있어 반감이 세다”고 분석했다.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넘어올 경우에 대해서는 “국회의원은 여야를 떠나 판단하는 경향이 있고, 정당 당론도 다르지만 개인 친소 관계도 있다”며 “민주당은 내란에 가담한 국민의힘을 조기에 종식시키려면 이준석 개혁신당의 협조가 필요해 다소 완화된 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체포동의안이 오면 당론보다는 개별 자유 투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 과정 논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발생한 논란에 대해 강 부원장은 강한 유감을 표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을 지낸 사람이 죄수복을 벗고 민소매 상의에 속옷 차림으로 드러누웠다”며 “동네 건달도 체면이 있는데, 당당히 체포에 응하고 묵비권을 행사하면 될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예전에 같이 일했던 검사들도 왔을 텐데 속옷 차림으로 드러누운 것은 국민으로서 부끄럽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와 전한길 파문.
강민구 부원장은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불거진 전한길 강사 관련 파문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전한길 씨가 왜 떴는지 진짜 이해가 안 된다. 대구 출신에 경북대 지리학과를 나왔는데 역사 전공자도 아니다”라며 비판했다. 강 부원장은 “어느 날 갑자기 세계로교회와 인연이 된 뒤 언론이 대서특필했다”며 “언론에서 계속 주목하다 보니 더 오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자유 우파 토론에서 보인 전한길 강사의 태도에 대해 “마치 후보를 심사하는 듯한 오만방자한 태도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전한길 강사의 극우 성향에 대한 질문에 강 부원장은 “김문수, 장동혁 후보가 ‘전한길은 극우가 아니다’라고 했는데, 본인들이 극우니까 그걸 모르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침묵의 나선이론”을 언급하며, 소수 의견이 발언권을 얻게 되는 과정을 설명했다. 강 부원장은 전한길 강사에 대해 “이상한 사람”이라고 평하며 “성당이나 절에 가서 거울 앞에 서서 2~3일간 본인을 돌아보기를 권한다”는 직설적인 조언을 남겼다.
△조국 전 대표 사면 복권 문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의 사면 복권 문제에 대해 강 부원장은 “사면권은 원론적으로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고 전제하며, “이재명 대통령은 국민의 뜻을 가장 열심히 들으려고 하시는 대통령”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국민 여론 수렴을 많이 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대통령의 판단에 맡기자”고 말했다. 조국 전 대표가 언급한 “이재명 대통령과는 연대나 동맹의 관계가 아니라 동지적 관계”라는 발언에 대해서는 “예전 윤석열 정부에서는 가능한 이야기였을지 몰라도 지금은 엄혹하고 엄중한 시기”라며 “동지보다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노력을 훨씬 많이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민구 부원장은 마지막으로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하며 “5년 후에는 아주 멋진 대통령으로 남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정치권의 지도부 교체와 함께 불거진 여러 논란들 속에서도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