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주도 벽화 프로젝트… 학교 정체성과 학습 동기를 동시에 밝히다

▲ 마을과 학교를 잇는 담장 디자인
▲ 마을과 학교를 잇는 담장 디자인

경주디자인고등학교의 담장이 새롭게 단장됐다. 이번 프로젝트는 조주혜 교사의 주도 아래 그래픽 기능부를 포함한 학생들이 함께 참여해 완성했으며, 학교의 공간을 학생 작품으로 채워넣는 의미 있는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조 교사는 “이번 벽화는 노후화된 시설을 새롭게 단장하는 동시에 학생들의 작품으로 학교를 더욱 빛내는 첫걸음”이라며 “우수한 벽화를 통해 재학 중인 학생들이 학습과 진로에 대한 동기를 얻길 바란다”고 밝혔다.

벽화를 디자인한 한 학생도 “내 작품이 비·눈을 맞으며 반영구적으로 남는다는 점이 뿌듯하다”고 말해 성취감을 드러냈다.

이번 담장 리뉴얼의 핵심은 ‘학교의 얼굴을 학생의 손으로’라는 원칙이다. 학교는 시선이 많이 머무는 영역에 학교 상징 색과 키워드 그래픽을 배치해 정체성을 강화하고, 통학로와 인접한 구간은 따뜻한 톤과 리듬감 있는 패턴으로 안정감과 활력을 동시에 주도록 연출했다.

무엇보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 미관 개선을 넘어 교육적 경험을 확장했다.

학생들은 협업을 통해 역할 분담·일정 관리·품질 점검을 경험했고, 완성 후에는 셀프 크리틱(자체 평가)을 진행하며 개선점을 기록했다.
 

▲ 담장 디자인에 참여한 학생과 교사들.
▲ 담장 디자인에 참여한 학생과 교사들.

완성된 벽화는 등굣길의 환대(Welcome) 사인이자, 교내 행사의 포토 스폿으로 활용돼 공동체 결속감을 높이고 있다. 지역사회와 만나는 열린 갤러리 역할도 기대된다. 방문객과 학부모가 교문을 드나들며 자연스럽게 학생 작품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담장 리뉴얼은 결과물이 예쁜 프로젝트를 넘어, 학생이 자신의 배움을 학교 공간에 새겨 넣는 살아 있는 커리큘럼이었다. 학생의 손끝에서 탄생한 색과 선, 메시지는 이제 학교의 일상이 되었고, 그 벽을 스쳐 지나는 모든 이들에게 디자인의 힘과 교육의 의미를 조용히 전하고 있다.

경주디자인고등학교는 이와 같이 지속적으로 배움-창작-공간-공동체를 잇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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