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잡채와 현대 레시피의 만남…APEC 앞두고 K-푸드 세계에 각인

▲ 신라음식재현 법인 ‘라선재’ 차은정 대표(왼쪽)와 오세득 세프가 지난달 27일 경주에서 열린 한식문화페스티벌에서 한국인의 대표 잔칫상 음식인 ‘잡채’를 소개하고 있다. 라선재
▲ 신라음식재현 법인 ‘라선재’ 차은정 대표(왼쪽)와 오세득 세프가 지난달 27일 경주에서 열린 한식문화페스티벌에서 한국인의 대표 잔칫상 음식인 ‘잡채’를 소개하고 있다. 라선재

지난 9월 27일 경주에서 열린 한식문화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차은정 명인과 스타 셰프 오세득이 함께한 쿠킹쇼였다.

신라음식재현 법인 ‘라선재’ 대표이자 대한민국 한식 명인으로 활동하는 차은정 박사는 전통의 맥을 잇는 잡채 요리를 선보였고, 방송과 예능으로 대중적 인지도를 가진 오세득 셰프는 현대적 감각을 더해 무대를 풍성하게 했다.

행사장은 한국 전통음식의 깊이와 현대 요리 문화의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라이브 클래스’로 변모했다.

이날 메인 메뉴는 한국인의 대표 잔칫상 음식인 잡채였다.

차은정 명인은 고조리서 ‘음식디미방’ 속 조리법을 소개하며 “옛날에는 당면을 사용하지 않고 꿩이나 닭고기를 삶아 고기를 발라내고, 육수에 간장을 더해 조림장을 만든 뒤 미나리·부추를 볶았다”며 전통 잡채의 뿌리를 전했다.

오세득 셰프는 “가공식품과 조리도구의 발전으로 요리가 훨씬 간편해졌다”며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현대식 레시피를 적용해 봤다”고 설명했다.

차 명인은 “잡채는 잔치와 나눔의 상징으로 한국인의 정서를 담은 음식”이라며 “경주 APEC 정상들의 만찬도 잡채처럼 각국의 문화가 조화롭게 버무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세득 셰프도 “한식 명인과 함께한 무대가 영광”이라며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한식 레시피로 한식이 더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뜨거운 호응을 보냈다. 경기도에서 온 방모 씨(42)는 “방송에서만 보던 셰프들을 눈앞에서 보니 신기했고, 내년에도 이런 쿠킹쇼가 열린다면 다시 오고 싶다”고 말했다.

멕시코에서 여행 중인 디에고 씨는 “현장에서 한국 음식을 직접 배우고 맛보는 경험이 너무 흥미로웠다”며 “로드쇼 같은 생동감이 느껴졌다”고 밝혔다.

경상북도 관계자는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세계인이 즐길 수 있는 K-푸드의 가치를 전하고자 이번 페스티벌을 기획했다”며 “한국인의 삶과 음식 철학을 세계와 공유하는 문화 교류의 장이 됐다”고 했다.

이번 쿠킹쇼는 전통을 지켜온 명인과 대중적 셰프가 한 무대에 올라 한식의 과거·현재·미래를 동시에 보여준 상징적 장면이었다.

무엇보다 APEC을 앞두고 경주가 국제 미식 문화의 새로운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음을 예고한 자리이기도 했다.

황기환 기자
황기환 기자 hgeeh@kyongbuk.com

동남부권 본부장, 경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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