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yeongju APEC’은 세계 속 문화관광 브랜드 도약 시발점
2025 경주 APEC 정상회의 기간동안 회의장 밖에서는 이례적인 열기를 보였다. 각국의 글로벌 크리에이터 유튜버와 인플루언서들은 경북의 골목과 들녘을 누비며 카메라를 들었다.
경주 황리단길의 카페 거리, 불국사의 단풍길, 안동 하회마을의 고즈넉한 풍경이 그들의 렌즈 속에서 생생하게 살아났다. 단 하루 만에 “#GyeongjuAPEC” 해시태그 영상이 수천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경북은 세계인의 여행 목록 속으로 들어섰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한 관광 붐을 넘어 경북이 세계 속 문화관광 브랜드로 도약할 계기를 만들고 있다.
경북도는 이를 지속 가능한 유입 효과로 전환하기 위해 ‘AI형 경북 축제 지도’ 제작을 추진해야 한다. 도내 22개 시·군이 각각 지닌 문화유산과 지역축제를 하나의 브랜드 망으로 엮는 작업이다.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영덕대게축제, 청송사과축제, 문경찻사발축제, 포항불빛축제 등 지역별 자산이 독립적으로 운영돼 온 현실에서 ‘경북 축제 지도’는 관광객의 동선을 연결하고 지역 간 시너지를 창출하는 핵심 인프라가 된다.
나아가 이 지도는 단순한 지리적 안내가 아니라 ‘문화관광 통합브랜드 전략’의 시각적 기반이 된다. 경북을 하나의 거대한 축제 무대로 만들고 세계인의 여행 루트를 ‘경북 순례길’로 연결하는 것이다.
이 전략은 디지털 시대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글로벌 유튜버들의 SNS 콘텐츠는 전통 미디어를 능가하는 파급력을 지닌다.
그들이 촬영한 영상 한 편이 수백만 명의 시청자를 움직이고 이는 곧 지역경제로 이어진다. 경북이 이 기회를 선제적으로 잡으려면 지역축제들을 단일한 내러티브로 묶는 ‘콘텐츠 맵’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경북이 세계와 진정으로 연결되는 힘은 ‘새마을의 정신’에서 나온다. 이번 APEC 기간 중 이철우 경북지사는 ‘새마을세계화사업 20주년 기념–베트남 정상과의 만남의 날’을 주재했다. 행사에는 르엉 끄엉 베트남 국가주석, 박성만 경북도의회 의장, 김석기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등이 참석해 20년간 이어온 한–베 새마을 협력의 성과를 돌아봤다.
경북도는 2005년 타이응우옌성에서 첫 새마을시범마을을 조성한 이후 호찌민(2006), 박닌성(2023)과 자매결연을 맺으며 15개 마을에서 소득증대와 생활환경개선을 이끌었다. 2016년에는 호찌민대학교 내에 새마을연구소를 설립, 현지 인재를 양성하며 새마을운동을 자생적으로 확산시켰다. 베트남의 농촌에 뿌리내린 새마을정신은 한국형 개발모델을 넘어 ‘공동체 기반 발전의 국제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이 지사는 “경북과 베트남은 800년 전 리 왕조의 후손이 봉화에 정착하며 맺은 인연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며 “새마을정신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상생의 미래를 함께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경북이 앞세운 새마을운동은 단순한 과거의 기억이 아니다. 통일한국의 마중물이자 남북·아세안·아프리카를 잇는 공동체 협력의 원형이다.
근면·자조·협동의 새마을정신은 냉전 이후 분절된 공동체를 복원하는 사회적 자본이자 한반도 통합의 인문적 토대가 될 수 있다.
특히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추진 중인 ‘혁신적 농촌공동체 프로그램’은 새마을운동의 국제적 재해석이다. 인프라 중심 개발을 넘어 주민 역량 강화와 지속가능한 자립구조에 집중하면서 미얀마·라오스·세네갈·르완다 등지에서 실제 성과를 내고 있다.
경북이 선도한 새마을세계화사업과 KOICA의 이 모델은 통일 이후 북한 지역의 재건과 지역균형 발전에도 현실적 대안이 될 것이다.
결국 이번 경주 APEC이 던진 메시지는 명확하다. 새마을운동을 통한 경제협력의 미래는 공동체에 있고 한반도 통합의 인문적 토대로 발전시킬 수 있다. 경북의 축제지도는 경북이 세계와 문화로 연결되는 길이고, 새마을운동은 그 길을 지탱하는 정신적 뿌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