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유니버시아드점 개점 4개월 만에 일평균 매출 200만 원
푸드플랜으로 농업·복지·일자리 잇는 선순환 구조 구축

▲ 김진열 대구 군위군수.
▲ 김진열 대구 군위군수.

김진열 군위군수는 “군위군은 전국에서 가장 실효적인 로컬푸드 모델을 보여줄 자신이 있습니다. 장 보러 군위로, 대구로 오십시오. ‘장봐군위’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라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군민의 밥상이 도시로, 도시의 신뢰가 다시 군위로 돌아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군위군이 추진 중인 ‘푸드플랜’이 이제 농촌을 넘어 도시로 뻗어나가고 있다. 지난 6월 대구 유니버시아드 레포츠센터 안에 문을 연 군위로컬푸드직매장 ‘장봐군위’ 대구 1호점은 개점 넉 달 만에 하루 평균 200만 원의 매출을 올리며 안정적인 궤도에 올랐다. 특히 대구의 여러 공공기관에서 “우리 기관에도 입점해달라”는 제안이 이어질 정도로, ‘기관 협력형 로컬푸드’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김진열 군수를 만나 ‘군위형 로컬푸드’의 현재와 미래를 직접 들어봤다.

▲ 유니버시아드점. ‘장봐군위’ 대구 1호점.
▲ 유니버시아드점. ‘장봐군위’ 대구 1호점.

-유니버시아드점(‘장봐군위’ 대구 1호점)이 일 평균 매출 200만 원을 돌파했다. 성공 요인은 무엇인가.

△솔직히 이 정도 반응은 예상 못 했다. 축산물 없이도 이 정도 매출을 내는 곳은 드물다. 대구 시민들이 “이게 진짜 군위 농산물이냐”라며 SNS에 올리고, 입소문이 퍼지면서 ‘군위’ 브랜드가 도심 한복판에서 알려졌다.

무엇보다 지역 농업인들의 반응이 가장 고맙다. “나도 출하하고 싶다”라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고, 농사에 보람을 느낀다는 말도 많다. 이 모든 건 현장에서 주말도 없이 뛰어준 로컬푸드 전담 직원들의 헌신 덕분이며, 저는 이 팀워크가 군위 로컬푸드의 진짜 힘이라고 생각한다.

-푸드플랜과 로컬푸드는 어떤 개념인가.

△푸드플랜은 지역 안에서 먹거리의 생산·유통·소비·폐기까지 모든 과정을 순환시키는 종합 전략이다. 단순히 유통만 보는 게 아니라, ‘지역민이 먹을 걸 지역 농업인이 책임지는 구조’를 만드는 거다.

로컬푸드는 말 그대로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자’라는 운동이다. 군위에서 자란 오이나 자두를 대구 시민이 믿고 구매하면, 농업인은 제값 받고 팔 수 있고, 지역 경제도 살아난다. 군위군은 이 두 축을 함께 추진해 농업을 도시와 연결된 산업으로 재정의하고 있다.

-‘장봐군위’라는 이름도 독특한데.

△“군위에서 장을 봐달라”는 직관적이면서 따뜻한 말이다. 대구 시민에게 군위 먹거리를 내 고장 농산물처럼 소비해달라는 의미다. 단순한 네이밍(명칭)을 넘어, 도시와 농촌을 잇는 상징이 됐다.

▲ 군위군청점. 군위로컬푸드 무인판매대.
▲ 군위군청점. 군위로컬푸드 무인판매대.

-올해 로컬푸드 정책이 특히 두드러지는데, 배경은.

△솔직히 절박했다. 농촌의 어려움이 너무 크고, 농업인이 스스로 해결하라는 식의 구조로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군위군이 나서서 ‘제값 받고 팔 수 있는 구조’를 만들자고 결심했다. 그 첫걸음이 로컬푸드였다. 유니버시아드점의 성과 이후 군민들의 자부심이 커졌고, “우리 농산물이 도시에서도 통한다”라는 확신이 퍼졌다. 푸드플랜은 농업인을 단순 생산자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생태계의 주체로 존중하는 정책이다.

-푸드플랜은 판매망 확충 이상의 의미가 있군요.

△맞다. 푸드플랜은 농업, 복지, 일자리를 모두 잇는 지역 통합 전략이다. 예를 들어 제철 작물이 끊기지 않도록 소형 하우스 지원을 하고, 가공식품 개발로 부가가치를 높이는 사업도 함께 진행한다. 생산에서 소비까지의 선순환을 군 단위에서 완성하는 게 핵심이다.

-농가 교육과 약정 시스템도 운영 중이라 들었는데.

△로컬푸드 매장에 출하하려면 반드시 교육을 이수하고 약정을 맺어야 한다. 신규 농가는 분기별 교육을, 기존 농가는 매년 보수 교육을 받는다. 단순히 물건만 파는 게 아니라 생산자와 소비자가 신뢰로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

-무인매장 운영도 눈길을 끈다.

△현재 군위군청점, 민속LPC점, 유니버시아드점(장봐군위 대구 1호점) 등 3곳에서 키오스크 기반 무인판매를 운영 중이며, 이용자 만족도가 높다. 판매는 자동화하고, 노인 일자리 어르신들이 안내 도우미로 활동하며, 농가소득과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실현한 사례다.

-농가에는 어떤 변화가 생겼나.

△“내 농산물이 누군가의 밥상에 올라간다”라는 자부심이 생겼다. 어떤 어르신은 “텃밭 채소가 이제 용돈벌이가 됐다”라며 웃으시더라. 이건 단순한 판매 실적이 아니라 농업인의 삶이 존중받는 변화이며, 푸드플랜의 진짜 성과는 이런 인식의 전환이다.

▲ 군위군 로컬푸드 직매장 ‘장봐군위’가 2025 로컬푸드 직매장 우수사례 콘테스트 ‘최우수상’ 받았다. 김진열(오른쪽 두번째) 군위군수와 담당자들이 10월 30일 군수실에서 축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군위군
▲ 군위군 로컬푸드 직매장 ‘장봐군위’가 2025 로컬푸드 직매장 우수사례 콘테스트 ‘최우수상’ 받았다. 김진열(오른쪽 두번째) 군위군수와 담당자들이 10월 30일 군수실에서 축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군위군

-로컬푸드 직매장 ‘장봐군위’에 기쁜 소식이.

△로컬푸드 직매장 ‘장봐군위’가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공동 주관한 ‘2025년 로컬푸드 직매장 우수사례 콘테스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번 수상은 군위 농업의 품질과 신뢰가 소비자에게 통했다는 증거이자, 군민과 행정이 함께 일궈낸 값진 결실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올해를 ‘푸드플랜 활성화 원년’으로 삼았다. 로컬푸드를 단순 판매 사업이 아니라, 지역 자치 모델로 키워갈 생각이며, 군위군이 지방시대의 대표적 ‘먹거리 자치 도시’가 되도록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

이만식 기자
이만식 기자 mslee@kyongbuk.com

군위 의성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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