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왕릉군 풍경을 품은 이중 박공지붕 설계로 역사·현대 건축 조화 높이 평가
개관 6개월 18만 명 돌파…경주 문화경관을 새롭게 해석한 건축 명소로 자리매김
신라 왕릉군 앞에 자리 잡은 오아르미술관이 2025 한국건축가협회상 ‘올해의 건축 베스트 7’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이 미술관은 개관 6개월 만에 누적 관람객 18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했을 뿐 아니라, 이번 수상으로 역사적 배경과 현대 건축 언어의 정교한 결합이라는 건축적 완성도까지 공인받았다.
올해로 48회째를 맞은 한국건축가협회상은 건축가의 창의적 성취와 사회적 기여를 기리는 국내 최고 권위의 상이다. 협회 심사위원단은 72개 출품작 중 오아르미술관을 “역사적 풍경과 현대 건축 언어의 정교한 결합”을 이룬 수작으로 높이 평가했다.
오아르미술관은 경주 노서동 고분군 일대에 위치하며 ‘세계 최초의 왕릉뷰 미술관’이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주목받았다. 신라 시대 다섯 개의 왕릉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이 건축물은 홍익대학교 유현준 교수((주)유현준앤파트너스건축사사무소)가 설계를 맡고 ㈜제효가 시공을 담당했다.
설계의 핵심은 “왕릉이 미술관의 소장품이 된다”는 발상에서 출발했다. 건축가는 신라 왕릉과 황리단길 사이의 대지 조건을 창의적으로 해석해 종이접기처럼 꺾인 이중 박공지붕(double gable roof)을 구성했다. 이 지붕은 대릉원 방향으로 낮아지며 시선을 고분으로 자연스레 유도하고, 옥상은 고분을 가장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전시 공간으로 확장된다.
미술관은 반사와 차경 기법을 활용해 관람객에게 장소의 기억과 현재의 감각이 교차하는 네 가지 독특한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건물 외관은 가로 30m, 높이 12m의 대형 통유리 창에 고분이 반사돼 건축물 자체가 주변 풍경과 어우러진 하나의 작품처럼 보인다.
또 내부는 대형 창을 통해 고분의 부드러운 곡선이 마치 살아있는 풍경화처럼 시야에 들어온다.
아울러 1층 커피바 뒤편의 스테인리스 거울은 고분의 모습을 반사시켜 공간의 깊이와 감각을 확장시킨다.
이와 함께 루프탑 테라스에서는 고분과 경주의 전통 도시 풍경이 한눈에 펼쳐지는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심사위원단은 이 미술관을 “역사와 일상의 경계 위에서 현대 건축이 취할 수 있는 태도를 세련되게 보여준 작품”이라 평하며 “전통적 맥락과 현대적 재료가 조화를 이루며, 경주의 풍경을 새롭게 읽어내는 건축적 제안”으로 평가했다.
이 상은 건축가, 건축주, 시공사가 함께 받는 최고의 영예로, 오아르미술관이 제시한 새로운 문화적 경험이 건축계의 최고 찬사를 받은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