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경북일보 청송객주문학대전’은 제12회를 맞이하게 되었다. 연륜에 어울리게 수필 분야에서는 876편의 작품이 응모하였고, 심사위원들은 예심을 통과한 45편의 작품을 만나게 되었다.
작품들은 다양한 소재와 주제를 보이면서 수필 문학의 앞날을 밝게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진 특성은 개인의 내밀한 존재의 모습을 파고드는 작품이 많아진 것이라 할 수 있다. 또 다른 특성은 많은 작가의 문학적 상상력이 사물이나 대상으로부터 일정한 이미지를 이끌어 내는 능력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능력은 물질의 실재성에 작가의 상상력이 부여된 이른바 ‘사물 수필’이라 불릴 수 있는 작품으로 구현되고 있었다. 이런 관점에서 심사위원들은 다음 작품을 집중적으로 논의하여 수상작으로 결정하였다.
김은숙의 <돌확>은 옛날부터 음식물을 만드는 도구로 사용된 돌확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돌확을 통하여 집요하게 존재의 의미와 세상의 질서에 대한 명상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삶의 진실은 말이 아니라 온기로 전해지는 법, 맨살을 드러내야만 진정성을 얻는 것”이라는 문제의식이 작품을 수작으로 만들었다.
유진서의 <제라늄>은 제라늄이라 쓰고, 페라고늄(Pelargonium)이라고 읽히는 꽃을 빌어 화자 자신과 어머니의 삶의 의미를 사색하는 작품이다. 지나치게 서사에 의존하여 작품의 깊이를 획득하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신정애의 <붉은 녹>은 붉은 녹을 통하여 개인과 역사의 삶의 모습을 추적코자 한다. 붉은 녹이라는 쇠락의 시간은 삶의 시작이자 끝이라는 작가의 역사의식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다. 흠잡을 데 없는 문장과 깊은 사유가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김근혜의 <나무의 눈물>은 나무를 통하여 생의 의미를 추적한다. 나무의 언어를 통하여 생의 언어를 추출코자 하는 의도가 돋보인다. 이런 울림이 보다 치열하게 ‘나’와 ‘세상’의 울림을 통해 세상을 변형시키는 상상력이 되었으면 한다.
박정란의 <고개 넘어 가는 길>, 김애자의 <청홍행진>, 정수우의 <무엇을 담을 수 있을까>도 수필 문학이 요구하는 인간과 삶에 대한 일정한 내용과 형식을 갖추고 있는 작품으로 논의되었다.
무릇 수필의 문학적 상상력은 작가의 정서와 감성을 주입시킴으로써 인간과 세상의 내적 외적인 형상을 종합하고 조화시켜 새로운 생명력을 생성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번에 아깝게 수상자가 되지 못했으나 수필의 무한한 가능성과 역량을 보여주신 응모자 여러분께는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드리고, 수상자들에게는 축하를 드린다.
△약력
『오늘의 문예비평』, 『녹색평론』, 『문학과 사회』에 평론을 발표하고
『문예미학』 편집위원을 거치면서 평론가로 활동
문학평론집 『서사는 살아있다』, 『오르페우스의 시학』, 『폐허 속의 비평』
산문집 『오로라를 기다리던 시간』, 『낙타의 눈물』, 『리스본행 야간열차』 등 다수의 저서가 있으며,
신곡문학상 대상, 원종린문학상 대상, 청하문학상, 한국에세이평론상 등을 수상한 바 있음
문학평론가 · 수필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영남대학교 영문과 명예교수로 있음
△약력
현)경북일보 논설주간
경북일보 편집국장 역임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회원
칼럼집 ‘시대공감’(2021년)
△약력
84년 11월 현대문학으로 등단
매일신문 문화부장 논설위원 역임
『그리운 날의 추억제』, 『아름다운 사람들』, 『시간이 머문 풍경』,
『하안거 다음날』, 『고향집 앞에서』, 『바람에 부치는 편지』, 『어머니의 손맛』, 『풍류의 샅바』, 『맛있는 여행』, 『바닷가 그 입맛』, 『선집 정미소 풍경』, 『선집 어머니의 텃밭』, 『선집 어둠 속의 판화』 등을 출간
현대수필문학상, 대구문학상, 금복문화예술상(문학), 원종린문학상(대상), 대구광역시 문화상(문학) 등 수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