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교량 교체에 31억 투입…교각 제거해 침수 위험 낮추고 공기 4개월 단축
주민 “불안 해소됐다” 환영…경주시 “생활 기반시설 지속 개선”

▲ 경주시청사 전경
▲ 경주시청사 전경

25일 오전, 건천읍 천포마을 앞을 가로지르는 천포교에는 오랜만에 활기가 돌았다. 노후 교량을 새로 놓는 공사가 마무리되면서 주민·농민·통근 차량이 함께 모여 개통을 축하했다.

경주시는 이날 서경주체육공원에서 개통식을 열고 천포교의 공식 사용을 선언했다.

이날 천포마을 한 주민은 “교량 아래 물길이 좁아 큰비만 오면 물이 넘칠까 늘 조마조마했다”며 “차량이 마주 오면 서로 비켜 서야 할 만큼 좁았는데 이제는 넓어서 훨씬 안전하다”고 말했다.

인도가 없어 아이들과 건널 때 불편했다는 젊은 학부모들도 “그동안 민원이 잦았던 구간이 드디어 해결됐다”고 반겼다.

기존 교량은 폭이 좁아 차량 교행이 쉽지 않았고 보행자 통행로가 없어 사고 위험이 컸다. 여기에 교각이 물길을 막아 폭우 때마다 침수 우려가 반복적으로 지적돼 왔다. 지역 시·도의원들 역시 매년 “개체가 시급한 현안”으로 꼽아온 곳이다.

경주시는 총사업비 31억 원을 투입해 2023년 실시설계를 진행하고, 2024년 관련 행정 절차를 마친 뒤 올해 2월 본격 착공했다.

새 교량은 2차로 도로에 인도를 포함한 폭 10m 규모로 확장됐으며, 교각을 없앤 ‘합성라멘교’ 공법을 적용해 하천 흐름을 방해하지 않도록 설계했다. 이 덕분에 집중호우 시 침수 가능성을 크게 줄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시는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당초 1년으로 잡았던 공사 기간을 4개월 단축해 조기 개통에 성공했다.

공사 현장을 지켜본 한 주민은 “요즘 다리 공사가 이렇게 빨리 끝나는 경우가 드물다”며 시의 신속한 대응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천포교는 건천운동장, 인근 농경지, 마을 진입로를 잇는 핵심 생활 교통축이다. 신설 교량이 정식 개통하면서 운동장을 찾는 주민과 대형 농기계를 운행하는 농민들의 안전과 이동 편의가 눈에 띄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노후된 교량을 재가설해 주민들의 생활여건을 높일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재해 예방과 주민 편의를 위한 기반시설 개선을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황기환 기자
황기환 기자 hgeeh@kyongbuk.com

동남부권 본부장, 경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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