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 탐방·콘텐츠 제작 진행…“자연·학문의 조화 인상적” 국제적 호응
지역 청년과 협업해 K-컬처 확산 모델 제시 “세계유산 참여형 체험 눈길”
가을 끝자락인 23일, 경주 안강읍에 위치한 옥산서원을 찾은 외국인 유학생들은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오래된 서원 건물 사이로 햇빛이 비치고, 학문을 탐구하던 선비들의 흔적이 남아 있어 색다른 감흥을 준다는 반응이다.
(사)신라문화원이 운영한 세계유산 체험 프로그램 ‘세심한 옥산데이트’는 이날 8개국 유학생 20명과 글로벌 팸투어 서포터즈 10명 등 총 30명이 참여하며 국제적 관심을 모았다.
프로그램은 전문 해설과 체험을 결합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진행돼 유학생들의 호응을 끌었다.
중국 출신 한 참가자는 “단순히 건물을 보는 수준이 아니라 자연과 학문의 조화를 직접 느낄 수 있었다”며 “한국 정신문화의 깊이가 인상적”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참가자는 “본국 친구들에게 한국의 전통문화를 꼭 소개하고 싶다”며 세계유산 체험의 의미를 강조했다.
행사 관계자는 “유학생들이 선비들의 자연관·절제의 미학을 체험하며 한국의 가치관을 이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국가유산청 후원, 경상북도·경주시의 지원으로 진행된 ‘세계유산활용사업’의 일환이다. 특히 경상북도 청년센터가 추진하는 ‘경북 청년 글로벌 어드벤처’ 2차 일정과 연계하면서 도내 청년과 외국인 유학생이 함께 콘텐츠를 제작하는 구조가 돋보였다.
참가자들은 옥산서원의 자연경관과 전통 건축의 미학을 바탕으로 사진·영상 콘텐츠를 만들며 K-컬처 확산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이는 지역 청년들에게는 현장형 기획 경험을, 유학생들에게는 한국의 정신적 유산을 이해하는 기회를 제공한 사례로 평가된다.
진병길 신라문화원장은 “옥산서원은 자연·학문·공동체 정신이 공존하는 한국 정신문화의 핵심 공간”이라며 “유학생들이 이 가치를 배우고 세계 각국에 전파하는 것 자체가 매우 뜻깊다”고 밝혔다.
신라문화원은 이번 프로그램을 토대로 글로벌 체류형·친환경 콘텐츠·지역연계형 체험 등 국제 수요에 맞춘 프로그램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지역 문화계에서는 이번 프로그램이 “세계유산을 단순 관람이 아닌 ‘참여형 체험’으로 전환하는 모델”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체류형 콘텐츠 중심의 K-문화 확산 전략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옥산서원이 국제 교류의 핵심 거점으로 성장할지가 관심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