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APEC서 미·중 연쇄 정상외교 성공…‘경주선언’ 도출하며 외교 역량 확인
AI·샤인 이니셔티브로 외교 지평 확장…내년 복잡한 국제정세 속 균형외교 과제 부상

▲ 튀르키예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연합
▲ 튀르키예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연합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과 중동·아프리카 4개국 순방 마지막 날인 25일(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 취임 첫해 순방 외교가 마무리된다.

올해 외교 무대에서 보폭을 넓힌 ‘숨 가쁜 반년’은 집권 2년 차인 내년 외교에 첫단추를 기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초 취임한 뒤 6개월 가까이 총 5차례 다자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대통령 탄핵 궐위로 치러진 대선이라 인수위원회도 없이 출범한 정부였지만, 이 대통령은 취임 후 불과 12일 만에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다자 외교 무대 ‘데뷔전’을 치러야 했다.

이 대통령은 이후 9월에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지난달에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등 계속해서 활동 반경을 넓혔다.

지난달 말부터 이번 달 1일까지 경주에서 열린 성공적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올해 외교 행사의 ‘백미’였다.

한국 입장에서 중요도가 매우 높은 미국·중국과의 연쇄적인 양자 정상외교를 성공적으로 소화한 것은 물론 21개 회원국의 입장을 조율해 ‘경주선언’을 끌어내는 등 국제사회에서 한국 정부의 능력을 입증해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나아가 세계인의 이목이 쏠렸던 미중 정상회담까지 ‘유치’하며 무난하게 치러내면서 정치권력 중단 사태가 심어놓은 국제사회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말끔하게 씻어내는 계기가 됐다.

이번 남아프리카공화국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중동 등 제3세계 국가들과도 정상외교를 안착시키는 등 적잖은 성과를 얻었다.

이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 당시 제안한 ‘모두를 위한 인공지능(AI), AI 이니셔티브’ 구상을 G20 회원국들에 소개하며 첨단 기술이 포용적 기회 창출로 이어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이집트에서는 한국과 중동의 미래 협력 비전을 집약한 ‘샤인(SHINE) 이니셔티브’를 발표하는 등 글로벌 사우스로 외교 지평을 넓혀가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내년부터 전개될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 속에 중일 간 갈등까지 급격하게 고조되는 등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국제정세 속에 이 대통령은 임기 첫해 외교경험을 바탕으로 철저한 대비가 필수라는 지적이다.

이 대통령은 24일 튀르키예로 향하는 전용기 내 기자간담회에서 “대한민국의 외교의 기본적 원칙은 한미동맹을 근간으로 하되, 중국과의 관계도 안정적으로 잘 관리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저력을 기반으로 우리끼리 국내에서 아웅다웅하는 것을 넘어 세계로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김정모 기자
김정모 기자 kjm@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으로 대통령실, 국회, 정당, 경제계, 헌법재판소, 중앙부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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